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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업, 취업

미국 간호사와 한국 간호사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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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장 차이 중에 좀 큰 것들은...




1. 간호사 일하는 체계

미국에서 일하다가 한국에서 잠깐 일해본 경력으론, 일단 한국은- 간호사는 간호부 소속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간호부장에겐 직접적인 인사권이 없습니다. 그래서 간호부 자체가 힘이 많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의사한테 잘못보이면 짤린단 이야기도 과언이 아니죠. 다 함께 일한다는 느낌이 아닌 의사 밑에서 일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간호 부장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병원도 있으나, 대부분의 큰 대학 병원들은 많이들 없다고 보시면 무방합니다.



간호부 자체가 힘이 없으니, 환자 수를 조절해달라, 간호사의 일하는 환경을 조절해 달라 말해도 그것이 미치는 영향이 적습니다. 다른 부서와 마찰이 생길경우 간호부장한테 기댈 수는 있긴하지만, 의사들과 마찰이 생길 경우엔 쉴드를 쳐주기가 힘든게 간호부죠.



미국은 간호부장이 대부분 직접적인 인사권을 가집니다. 완전히 독립된 다른 부서인 것이죠. 그래서 면접을 볼 때도 대체적으로 간호부장+ 그 밑에 일하는 사람들이 면접을 봅니다 (아니면 그 부서 과장이나 그 밑 직원들-). 병원장이든 부원장이든 간호 인사권에 개입 하지 않거든요. 의사와 마찰이 생기면 간호부에서 대부분 적극적으로 간호사를 보호해줍니다. 간호사의 인사권을 의사들이 관여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의사와 업무적인 마찰이 생겨도 마음편하게(?) 본인의 의견을 피력할 수가 있습니다.



제가 신규 때, 의사가 말도 안되는 오더를 내려서 난감해하니까 charge nurse 가 (책임간호사)가 이럴 땐 그냥 "나는 그 약 못 주겠으니까, 그 약 주고 싶으면 직접 주세요" 라고 말하라고 하더라구요. 한국 마인드로 그게 가능할까? 생각은 들었지만, 시키는대로 말했고- 의사가 직접 내려와서 환자에게 약을 주사했습니다. (그리고 환자 호흡정지가 와서 난리가 났었죠;;;) 아무튼, 그렇게 간호사가 의사 밑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와의 관계가 상하관계라기 보단 조금 더 팀원으로의 관계로 형성이 됩니다.



그리고 미국 병원은 응급실이면 응급실 수술실이면 수술실에서 간호사를 따로 뽑습니다. 한명 뽑아서 이런저런 부서로 돌리는 개념이 아닌, 한 부서에 취직을 해서 쭉- 그 부서에서 일하는 시스템입니다. 다른 부서로 가고 싶으면 따로 지원을 해야하구요. 최근에 한국에서 일하던 친구가 소아과 병동에서 5년을 일했는데, 거의 강제적으로 응급실로 가야해서 힘들었단 이야길 하더라구요. 미국에 있으면서 아직 그런 일은 전혀 본 적이 없습니다.



2. 근무 시간

미국 병원의 대부분의 근무시간은 12시간이며 일주일에 3일씩 일을 합니다. 때문에 4일은 편하게 쉴 수 있죠. 그리고 Day 를 하고 싶은지 Night 을 하고 싶은지 결정해서 지원이 가능합니다. 한국처럼 교대로 매주 혹은 격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교대로 하는 곳도 있긴하나, 그렇게 주별로 돌아가면서 3교대로 하지도 않구요.



병원에 따라서 8시간씩 근무하는 쉬프트를 선택할 수도 있으며, Day 나 Night 이 아닌 Evening 도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병동에 대한 스케쥴이 외래는 보통 8시간씩 5일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은 8시간 일주일 5일 근무이며, 보통 근무시간 보다 일찍 왔다가 늦게 가는 것을 선호(?) 하고 강요(?) 하는 곳이 많은데 미국은 본인의 근무만 다 끝났다면 칼퇴구요. 아침 7시부터 근무라면 6시 55분에 와도 7시 정각에 근무시간에 나타나기만 하면 아무도 터치하지 않는 다는 장점이 있죠.



3. 연봉

미국은 50개의 주로 이루어져있으며, 한 주가 한국보다 크다라는 점을 생각해보시면 정말 많은 병원과 많은 다른 환경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만큼 연봉도 주별로 도시별로 병원별로 다양합니다. 적게는 시간당 28불씩 버는 간호사도 있지만, 시간당 65불씩 버는 간호사도 있으니까요. 실력만 되고 경력만 되면 연 1억도 꿈같은 소리가 아닌거죠. 그리고 일주일 3일씩 일하기 때문에 많은 간호사들이 병원을 하나만 뛰지 않고 다른 병원에서 파트타임이나 풀타임으로 더 뛰기도 합니다. 체력이 되는 남자분들은 병원 두개에서 풀타임으로 일하시더라구요.



4. 태움?

한국엔 그런게 있다고 들었는데, 미국엔 없습니다. 오히려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많이 가르쳐주려고 하죠. 성격이 서로 안맞아서 사이가 좋네 안좋네, 쟤는 일을 이렇게하네 저렇게하네- 하는 말들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니 당연히 나오는 것입니다만, 선배라고 후배에게 뭐라고하고, 자기 일을 떠넘기거나, 무리한 일을 시키거나, 면박을 준다거나, 소리를 지른다거나, 망신을 준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지금까지 일하면서 솔직히 동료들 때문에 힘들었던 적은 딱히 없었던 것 같네요.



5. 환자 수

일반 병동에선 5-6명이 맥스인 곳이 많습니다. 이건 주마다 병원마다 병동마다 다른 부분이어서 말씀드리긴 힘든 부분입니다만, 대부분의 병원은 한국 병원보다 훨씬 적은 환자 수를 봅니다. 그 만큼 더 많은 부분을 케어해야한단 단점은 있지만요.



6. 가능성

미국에선 간호사는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한다면 전문간호사가 되어서 직접 진단 및 처방도 할 수 있으며 개원도 가능합니다. 마취간호사들처럼 연봉을 1.5-3억씩 받고 일을 할 수도 있으며, 일반 FNP들 처럼 작은 클리닉을 열어서 독자적으로 환자들을 볼 수도 있죠. 박사까지 해서 교수직도 겸할 수도 있구요. 간호사로써의 가능성은 정말 무궁무진 합니다. 함께 일했던 응급실 전문간호사는 최근에 새롭게 트라우마 센터를 열기까지 했습니다. 옥스퍼드대학에서 강의한다고 영국까지 왔다갔다하기도 하구요. 전문간호사도 의사 보조인력을 취급받는 한국보단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겠지요.



간호사의 일은 미국이든 한국이든 힘들긴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미국에서 일을 하게 될 때는 노력에 의한 댓가를 비교적 잘 받을 수 있으며 (미국 간호사들은 아직도 우리가 하는 일에 비해서 돈을 많이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추세입니다), 본인 일만 잘하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괴롭힘을 감당할 필요가 전혀 없고, 주어진 시간 외에 따로 일할 필요도 없으며 (가끔 응급터지면 퇴근이 늦어지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론 30분 이상 늦어져본 경험은 없습니다),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 미국엔 많은 병원이 있고 그들의 정책이 다른 만큼- 병원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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